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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이슈 분석

[문화 이슈 분석] 부부의 세계 결말, 마지막 독백.

by 팩트체커 2020.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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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이슈 분석] 부부의 세계 결말, 마지막 독백.

 

부부의 세계 마지막회가 모두 끝났습니다. 무려 28%라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비지상파 드라마 부분 신기록인 자체 기록 24.4%를 큰 차이로 갱신하며 그 화려한 마지막을 기록하였습니다. 큰 충격적인 반전이나 대단히 엄청난 해피엔딩 또는 새드엔딩을 기대한 시청자들과는 달리 부부의 세계의 엔딩은 그 동안의 이슈에 비해 상대적으로는 잔잔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부부의 세계가 던진 많은 메시지와 그 속의 인물들의 여러 상황을 다양한 각도에서 이해해 보려 노력하며 시청해 보았으나 아무리 생각해도 결말부분에서 많은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이러한 생각의 저변에는 어쩌면 새드엔딩 또는 해피엔딩으로 점철되어 있는 그간의 많은 작품들에 익숙해진 관성 탓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런점을 고려하면서도 이번 부부의 세계 결말에는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각각의 인물들의 마지막을 생각하면 그러한 부분이 더 커지는데요. 가장 큰 아쉬움이 남는 지점은 역시나 아들 이준영의 가출과 귀가입니다. 가출에 대한 시청자들의 공감을 충분히 이끌어 내기 힘든 전개속에서 이루어진 가출, 그리고 1년 동안 돌아오지 않고, 찾아내지도 못한 상황 속에서 1년뒤 문득 나타나는 결말 속에서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또한 결말 속에서 아쉬웠던 점은 여다경과 제니의 모습을 볼 수 없는 점도 아쉬움이 남는 지점이었습니다. 이태오와 여다경은 부부였으며 또한 제니는 그의 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태오의 마지막에서 지선우와 아들 준영에 대한 뒷이야기는 많이 보여준데 비해 여다경과 제니에 대해서만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부분에서 이태오가 아들 준영을 데려가고 그로 인해 세 사람이 함께 식사를 하는 장면에서 이태오의 후안무치한 모습은 좋았다고 생각됩니다. 결말이라는 대의 속에서 자유분방하고 즉흥적이며 이상적인 이태오가 갑자기 변한다면 그 또한 납득하기 어려웠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마지막으로 이태오의 그간의 모습은 물론이고 '어쩔수 없음'을 납득하는 그런 이해를 가져오는 엔딩이었습니다.

 

어쩌면 부부의 세계라는 드라마의 여러 격정적인 전개와 사건들은 이태오라는 인물이 있었기에 펼쳐진 이야기 입니다. 바람을 폈으며, 그럼에도 아내를 끝까지 속이며, 자기로 인해 파탄이 난 전 부인에게 복수하려 했으며, 그럼에도 반성하는 모습보다는 현실과 어울리지 않는 말을 하는 그의 모습 이번 결말은 그러한 그의 처음과 마지막을 잘 이어줬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그러한 남편과 함께 살아가는 지선우는 인생에서 경험하지 못한 많은 일들을 겪어가며 또는 헤쳐가며 그동안은 생각지 못한 많은 것들에 대해 질문하며 또한 답을 해봅니다. 지선우는 결국 부부가 무엇이다는 답은 정의하지 못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에 이것에 대한 답변을 기다렸지만 결국 마지막 대사는 부부란 무엇인지에 대한 답변은 아니었습니다. 대신 부부라는 관계와 여러가지 상황속에서 우리가 가져야 하는 태도, 드라마 속에서 지선우가 계속 살아내온 시간들이 어떠한 생각에서 였는지에 대한 독백이었습니다.

 

마지막 독백.

아무리 애를 써도 용서란 말을 입에 올릴수는 없을 것 같다.

누군가를 용서한다는 건, 누군가를 단죄하는 것만큼이나 오만한 일이란걸 알아버렸으니까

그저, 난 내몫의 시간을 견디면서 내 자릴 지킬 뿐이다.

언젠간 돌아올 아들을 기다리면서, 그 불확실한 희망을 품고 사는 것.

그 불안을 견디는 것.

 

모든 상황을 내가 규정짓고, 심판하고, 책임지겠다고 생각한

오만함을 내려놓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겠지. 

 

삶의 대부분을나눠가진 부부사이에

한사람을 도려내는 일이란

내 한몸을 내줘야 한다는 것.

그 고통이 서로에게 이어진다는 것.

 

부부간의 일이란 결국 

일방적인 가해자도 완전무결한 피해자도 성립할 수 없는게 아닐까.

 

우리가 저지른 실수를 아프게 곱씹으면서 

그 아픔에 사로잡히지 않으면서 매일을 견디다 보면

어쩌면, 구원처럼 찾아와 줄지도 모르지.

 

내가 나를 용서해도 되는 순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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